경기뉴스광장 최옥분 기자 |양주시와 기호문화재연구원은 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 13차 학술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태봉국 목간’의 판독회의에서 목간 한 면에 적혀 있는 ‘정개 3년 병자 4월9일’(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의 문구에 대한 판독을 확정했다.
목간에서 언급된 ‘정개’(914~918)는 태봉국 궁예의 마지막 연호이며, 정개 3년은 916년을 의미한다. 궁예가 세운 나라인 태봉국과 관련된 이번 목간의 출토는 국내에서는 최초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판독회의에서는 916년은 병자년으로 목간의 기록과도 일치해 ‘연호와 간지가 결합된 절대 연대를 보여주는 유일한 목간’으로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판독회의는 대모산성 출토 ‘태봉국 목간’에 대해 총 8면으로 구성되었고, 그림이 있는 한 면과 공란 한 면을 제외한 나머지 면에 8행의 글씨가 묵서돼 있다.
총 글자 수는 123자로 구성돼 한반도에서 발견된 목간 가운데 최다면(最多面), 최다행(最多行), 최다 문자 수인 것에도 주목했다.
특히,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단편적으로 밖에 확인할 수 없는 ‘태봉국’의 모습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번 출토 유물의 가치는‘새로운 삼국사기의 발견’에 비견될 정도로 한국 고대사 연구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판독회의는 총 123자의 글자 가운데 102글자가 판독됐다. 판독 결과 양주대모산성 내 큰 연못에서 대룡에게 제사를 지낸 내용이 주를 이루며, 이러한 내용 가운데 새로운 태봉 사람의 존재가 확인됐다.
목간 4면에 ‘신해세입육무등’(辛亥歲卄六茂登) 의 글귀에서 신해년 태생의 26세 ‘무등(茂登)’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신해년은 891년으로 정개 3년(916년) 시점에 26세로 계산돼 목간의 제작 시점과 일치하며,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태봉 사람의 인명이다.
한편, 이번 목간은 양주대모산성 13차 발굴조사에서 새로이 확인된 집수시설에서 출토됐다. 이번 태봉국 목간의 출토는 양주대모산성이 삼국시대~후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고대 교통로 상의 중요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후삼국시대에도 양주대모산성 일대에 정치세력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